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12월 눈 구경!

방림재 2010. 12. 9. 16:51

12월 들어 두 번째로 내린 함박눈.

해마다 맞이하는 눈이지만, 언제나 그 하이얀 마력에 매료된다.

비록 그 뒷 감당이 눈에 선하지만,

언제나 지금 이 순간만은 행복감에 젖어든다.

무엇보다 온 세상을 저리도 공평하게 골고루 평정시키는 그 능력에

머리 숙여진다. 아마도 그리하여 매년 귀찮은 존재지만,

또다시 망각하고 기쁘게 받아들인다.

 

늦가을 남편이 큰 아이를 데리고 앞 벽채 흙벽바르기를 드뎌 마무리했다.

마지막에 몸살도 나서 내년에 하고 그만두라고 했더니 앞면이라 바르다말면 너무 티가 난다면서,

아르바이트에 목말라 있는 아들이 짚을 졸대 사이에 밀어 넣어주고,  남편은 흙벽을 치고 겨우겨우 끝낸 저 벽.

그리고 지금은 그 앞에 장작더미가 쌓여가고 있다.  

 

간밤에 만들어진 고드름. 올 겨울 첨보니 또 신선하네. 

 

졸리가 할머니가 되니 눈이 와도 덤덤하네. 

 

눈 오기 전 장작을 마련한다고 부지런히 이틀 움직이더니 마당에 뒹굴어져 있다. 

 

장작더미. 앞 텃밭이 겨우내 장작패는 장소로 바뀌었다.

'궁하면 구할 것이다.' 시골살면서 더욱 절실히 와 닿는 문구다.

겨울은 다가오고 장작은 필요한데 산에 쓰러진 나무라도 주워올려고 하니, 초가을에 내린 한 차례 폭우로 뒷산으로 가는 길이 패여서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산림조합에 땔감용 나무를 한 차 사러 갔더니 나무가 없다고 하여 고민만 하고, 지난해 쓰다 남은 나무로 겨우겨우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아침, 포크레인이 올라오더니 뒷산 가는 길을 정비하는 것이였다.

그리곤 산림가꾸기 일환으로 산에 간벌하러 가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언제나 모든 것이 이루어짐에 감사하다.

 

방림재 현판에도 눈송이가...

 

아무도 밟지 않은 계단... 

 

지난 여름 손님들과 함께 한 탁자에도... 

 

여름내 우물가 물소리가 아직도 맴돈다. 

 

삼겹살과 야채를 구워 먹던 허접한 시설... ㅋㅋ  

 

아기를 업고 있는 돌할머니.  

손시럽겠다~

본채 뒤. 

 

꽃잔디를 심은 곳. 목책이 모두 아이스크림이 되었다. 

 

졸리가 마을을 향해 명상을  한다. 

 

엄마 항아리, 아기 항아리들. 화목하게 마주보고 있다. 

 

현빈이를 저 아래까지 바래다 주고 오는 남편.

 

방림재에 겨울 손님은 부르지 않아도 어김없이 또 찾아왔다.

눈이 흰색이여서 넘 좋다.

세상을 온통 하얗게 씻어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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