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채 앞에 새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렸다. 딸 아이가 보고 급하게 엄마를 부른다.
일단 신기하여 사진 한 장 찍고는 빗자루로 거미줄을 걷어내 본다.
거미줄이 어찌나 강한지 잘 떨어지지 않는다. 용케 바닥에 떨어진 새는 곤줄박이였는데 아직 발에 거미줄이 엉켜있어서 날아가지 못했다.
살짝살짝 손으로 떼어냈다. 겁을 먹고 버둥거리는 곤줄박이에게 조용하게 말을 건다.
말을 하면서 다가가면 그 소리를 알아듣는지 겁먹지 않고 얌전히 있는다.
그렇게 불편함이 사라졌는지 갑자기 후다닥 날아갔다.
곤줄박이가 날아간 뒤 바로 앞 소나무에 보니, 거미 한 마리가 숨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집도 망가지고, 먹이도 달아나고...
나를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네가 먹기에는 너무 크지 않겠니?" 하고 위로를 주었다.
심기일전해서 다시 더 튼튼한 집을 지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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