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팔배를 하고 산책을 하고, 명상을 하고, 풀뽑기하고...,
시골살면서 꽤 오랜 시간 꾸준히 해 온 일들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하루 아침에 무슨 도인이 되고, 선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뭐든 같은 일을 계속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그 시간에 한 가지 얻어지는 것이 있고, 또 한 걸음 나아가고,
다시 어느 순간 또 한가지 깨달아 가는 것이 있고, 다시 또 한 걸음 간다.
물론, 퇴보할 때도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멀리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한 가지 얻어지는 것은,
'내가 예뻐야 세상이 예뻐진다.' 이다.
결혼하고, 많은 시간을 나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위해 생각하고, 기도하고, 또 그들은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가까이는 남편, 자식, 부모님, 형제들. 그리고, 주변 벗들, 이웃들.
2013년 봄, 첫 번째 대하는 사람이 나 자신이 되었다.
<예뻐지고 싶다.
ego가 생기기 전의 나의 모습으로,
트라우마가 생기기 전 맑고 고운 유년시절의 나의 모습으로.>
참으로 신기하게도 이렇게 나에 대해 생각하는 순간,
얼마나 신경쓰고, 고쳐야 될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고친다고 하여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성형수술이나, 라식수술, 보톡스시술등으로 오인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오직 나만이 고칠 수 있는 것들이다.
걸음걸이-아마도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기 시작한 중학교부터 왼쪽 발로 가방을 차면서 걸었던 습관이 남아서
왼쪽 발을 일자로 내려놓지 못하는 습관.
고친다고 몇 년 전부터 그러고 있지만, 어느 순간 힘이 빠지면 쉬운 쪽으로 흩트러진다.
또한 경쾌하고 탄력있게 걸을려고 애쓰고 있다.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을 하나로 이어, 안쪽 바지선을 따라 내려가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어 걸
을려고 노력한다. 뭐든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된다.
자세-등이 굽은것도 역시 중학교때 오랜 시간 책상에 앉고부터이다.
하단전에 기운이 없으니깐 쉽게 굽긴 하겠지만, 그 굽은 등을 펴기 시작한 것이 6년째인데 아직 완전히 펴지 못했다.
아마도 굽게 한 시간만큼 펴는데 시간을 보내면 원래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겠지.
미소-중년의 나이가 되니 근육이 처지면서 의식적으로 미소를 짓지 않으면 자꾸 편한 쪽으로 처지게 된다.
늘 미소를 지을려고 노력한다.
배려심-2년 전 마을 부녀회장을 맡았다. 자격은 없지만, 주변 분들 도움으로 회장직을 이끌어 가고 있는데
마을 회의때나 어르신들 대할 때 영어나 잘쓰지 않는 한자말을 되대로 안쓰려고 노력한다.
평소에 영어를 얼마나 많이 섞어서 쓰는지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보니,
무심코 쓰는 단어들이 일상에 얼마나 많은지 깨닫는다.
또한 내가 말하는 것보다 남의 말을 기꺼이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있다.
눈을 밖으로 향하지 말고, 나 자신에게 돌려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 밖에 없는 것 같다.
모든 '나'가 한 사람 한 사람 예뻐지면 아마 이 세상도 예뻐질 것이다.
'방림재 > 세상살이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을 규정짓는 색깔은? (0) | 2013.05.07 |
---|---|
가장(家長)과 고양이 걸개그림 (0) | 2013.04.10 |
기적같은 삶 (0) | 2013.03.29 |
동백꽃길따라 봄길로~~ (0) | 2013.03.07 |
백팔배 4년을 보내며... (0) | 2013.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