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철이다.
물론 날씨가 너무 더워져 순식간에 핀 것이 많다.
두릅철이라 점심 식사에 초대한 분들이다.
문화원에 연세드신 어르신들이다. 거의 여성분들인데 한 번 식사 대접을 하고 싶었다.
여자들은 늙어서도 늘 집에서 식사 준비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누군가가 초대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다.
나도 여자인지라 그걸 안다. 남이 해주는 밥이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맛있는지...
곰취와 취나물쌈, 돼지고기장볶이(쌈싸 먹을 때 조금씩 놓는다.), 엄나무순(개두릅)무침, 두릅튀김, 두릅된장국, 두부조림, 명태구이
엄나무순(개두릅)
취나물
노린재 한 마리가 선점을 했다.
두릅은 윗 부분 껍질을 벗기고, 잘 씻은 다음, 십자로 칼 집을 내 준다.
작은 것은 튀김해 먹고, 조금 큰 것은 데쳐서 초장과 곁들여 먹는다.
데칠 때 칼집을 낸 딱딱한 부분을 먼저 담그고 윗 부분을 손으로 쥐고, 먼저 끓는 물에 1분 정도 데치고, 다시 통째로 넣어 잠시 데친다.
데칠 때 굵은 소금을 조금 넣고 하면, 색이 예쁘다.
튀김옷을 입힌다.
튀김가루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밀가루에 계란 하나 넣고 잘 갠 후, 두릅을 둘둘 말아 밀가루를 입힌다.
그런 다음, 튀김가루을 손으로 꼭꼭 눌러 가면서 입힌다.
끓는 기름에 튀김옷을 입힌 두릅을 넣는다.
두릅 튀김
엄나무순
엄나무순을 소금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잘 헹구어낸다.
꼭 짠 후 양념(고추가루, 마늘, 죽염이나 맛소금, 참기름)으로 버무린다.
그냥 두릅하고는 좀 다르게 쌉쌀한 맛이 감돌아 독특하다.
나는 이 나물이 더 좋은 것 같다.
길게 핀 두릅은 따로 골라내서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좋다.
다시멸치 우려낸 국물에 된장을 풀고, 펄펄 끓으면, 먹기 좋게 썰어 놓은 두릅을 넣는다.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에 낮추었다가 곧 불을 끈다.
요리를 할 때, 특히 누군가를 초대하고서 시간 내에 식사 준비를 해야될 경우 나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임하여 계획한 대로 마친다.
시험칠 때 벼락치기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럴 때 옆에서 누가 말시키거나 방해하는 걸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렇게 손님치르고 나면 잠시 지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한 줄기 날 늘 잡아주는 것이 있다.
내 두 손으로 밥 대접을 받는 사람이 내 생애 과연 몇 사람이나 될까?
생명을 이어가는데 보탬이 되는 보시를 내가 얼만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요리를 할 때가 많다.
요리는 많은 생명력을 담고 있는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누군가가 먹거리를 키우고 가꾸면서 그 누군가의 기운, 또 어느 곳 산천의 기운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식을 만드는 이의 안목과 기운도 함께 하는 토탈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을 거친 결과물이 드시는 분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최고의 보람이 된다.
귀한 대접을 받아서 감사하다고 해 주시니 마음 더욱 흐뭇했다.
나는 먹을 것이 지천으로 깔려있는 자연에 감사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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