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에 일본인 친구가 놀러 왔었는데 얘기를 나누다가
한국에서 바지 지퍼가 열렸을 때 어떤 표현을 쓰냐고 물어 왔다.
"남대문이 열렸어요"라고 답하자 참 재미나게 몇 번이고 암기를 하는 친구를 보고,
나도 놓치지 않고, 일본에서는 그럼 뭐라고 하는지 물어 보았다.
"社會(しゃかい)の 窓(まど)が 開(あ)いて いる."
제 3국이 보더라도 솔직이 '남대문이 열렸어요'가 좀 우습고, 재미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나도 한 표를 던진다. 그치만, 바지 저퍼가 열렸는데 '사회의 문이 열렸다'고 하는 표현은
뭔가 예상 외의 어떤 무언가를 느끼게 하면서도 묘한 철학적 의미도 내포하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경외감이랄까? 어딘지 모를 신비감을 주는 메세지였다.
왜 그런 표현을 쓸까 하는 호기심을 자아냈다.
같은 현상을 보고 두 나라의 성격은 확연히 다름을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해학적이다. 국보 제 1호 남대문에 견주어서 중요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어딜지 모를 정체된 느낌과 있는 그대로의 보존,
또 바지가 예전에는 주로 남자들이 입었던 것으로 견주어 볼 때
남성 우월성과 남아 선호 사상도 약간은 내포되어 있을 법하다.
반면 일본은 출발점, 기점으로 보는 관점이다.
생명의 시작이 곧 사회로 나아가는 첫 관문임을 암시하지만,
뻗어가고 확장되어 가는 무한함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런 관점때문에 일본은 일찍이 세계로 세계로 뻗어가려는 잠재된 욕망이 있지 않았을까?
나름 생각나는 대로 비교해 보았는데 좀 비약이 심했나? ㅎㅎ
재미난 일본어 한마디를 배우면서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운 마음이 들어 정리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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