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5일부터 시작했던 백팔배가 어느 덧 1년을 지나고 있다.
작년 12월에 김장하고 나서 몸살한 나흘을 빼고는 꼬박꼬박 매일 하였다.
매일 일지를 쓰지는 않았지만, 여러 흐름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첨 시작하는 일주일은 다리며, 허리며, 너무 뻐근하고 힘겹다.
그러나 일주일만 넘기면 한 달, 백일, 그리고 1년은 금새 다가온다.
아침에 하는 국선도 체조는 가끔 빼 먹을 때는 있지만, 절 수련은 친척 집을 가도,
여행을 하여도, 손님이 와도 꼭 하고 잤다.
종교적인 행위를 떠나서 일단 돈 안들이고, 제일 손쉽고 간편하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예전에 임락경 목사님이 '모든 사람은 체해서 병이 온다'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분은 단식 프로그램을 적극 권하고 계신다.
아주 일 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여긴다.
체조를 하거나, 절 수련을 하면 인맥이 트이면서 트림이 나온다.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면서, 그리고 또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쌓여 있는 것을 다 토해내는 건
매일매일 세수하는 것과 같이 내 몸 안을 정화시켜준다. 그릇을 깨끗이 하고 비워 두는 것이다.
사람들은 살을 빼기 위해 여러가지 운동과 식이 조절을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다.
물론 가장 손쉽고 간편한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너무 하기 힘들 수도 있다.
바쁜 일상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을 감고 절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찾는다는 것이
어쩜 제일 어려울 수 있다. 차라리 어디에다가 내 몸을 의탁해서 그 프로그램을 쫓아가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몸의 변화를 들어보면 다들 하고 싶을 것이다.
실제로 몸이 좀 안 좋다고 하신 분들이나, 인생이 힘겹다고 하신 분들께도 백팔배를 권했다.
지금 하고 있는 분이 계시는데 몸이 참 좋아졌다고 한다.
일단 한 달이 지나면 허리등의 군살이 빠진다.
그리고, 백일이 지나면, 일상 생활에서 손을 많이 놓게 된다.
손을 많이 놓는다는 것은 무언가에 대해 움켜 잡았던 것을 놓아 주는 것이다.
남편이나, 애들이나, 그 밖에 무엇가에 대한 나의 기대, 욕심등을...
그렇게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나 자신을 들여다 볼 때 환희에 차게 된다.
재작년에 백팔배를 백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처음 경험한 것인데 6개월쯤 되자,
손바닥, 발바닥에서 열이 나 계속 뜨거웠다. 그때가 여름이였는데 관공서나 도서관 유리창만 보면
손바닥을 대고 너무 시원해했었다. 그리고 평창도서관에 가면 사서가 안 보이는 서가 사이에서
도서관 바닥에 발바닥을 대고 그 시원함에 좋아라했던 기억이 난다.
신체 말단까지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아마 비염환자들에게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개월이 지나면 이제는 관성적으로 자기 전에 방석들고 절을 하기 시작한다.
참, 사람들이 첨에는 모르고 맨땅에다가 절을 하는데 그러면 무릎팍이 다 까지고,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반드시 방석을 깔고 해야 된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데 9개월이 넘어서면, 한 번의 고비가 온다.
'도대체 내가 이걸 왜 하지?', '피곤하고 늦었을 때는 그냥 자면 안 될까?'
그러다가도 이 때쯤 되면 한가지 깨닫는 게 있다. 백팔배를 시작하고서 감기에 한 번도 안 걸렸다는 걸.
환절기때 1년에 한 두번 감기에 걸리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면 그 끈을 놓지 않게 된다.
아니, 어쩌면 감기에 걸릴 것 같은 징조를 빨리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그러면, 바로 족욕을 하거나 뜨거운 차을 마신다.
내 몸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누구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김장을 하고 나서 그릇들을 정리하면서 밖에서 한기를 먹었다.
그걸 알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읍내에 나가 또 볼 일을 보다가 몸살이 걸렸다.
대신 전처럼 콧물감기나, 두통을 동반하지 않고 단순 근육통 몸살로 끝났는 것도 전과 좀 다른 점이 있다.
그러나 좋은 교훈이 되었다. 잠시 잠깐 몸의 흐름을 놓치고 무시하면
곧 바로 내 몸을 힘들게 하는 바이러스가 침투된다는 것이다.
길지만 어쩌면 짧은 시간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들이였다.
첨 시작할 때는 1년만 해야지 했던 것이 이제는 안 하면 세수를 안 하는 것처럼
몸이 찌뿌둥할 것 같아 아직도 부여잡고 있다.
나만의 건강법으로 당분간은 그대로 유지시켜 보려고 한다.
'방림재 > 세상살이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정스님의 산골 오두막 (0) | 2010.03.15 |
---|---|
삶과 죽음은 과연 하나로 이어질까? (0) | 2010.02.09 |
재미난 일본어 한마디! (0) | 2009.12.22 |
방림재에도 겨울 손님이 찾아오고... (0) | 2009.12.10 |
인류에게 전하는 메세지란? (0) | 2009.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