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시기적으로 머루 수확철이다.
마당과 사랑채옆에 심어놓은 머루나무에서 약간의 수확이 있었다.
그것이라도 올해 머루주를 담가 보려고 일을 시작했다.
머루 따는 날 아는 분이 올해 머루 수확이 좋다고 연락을 주셔서 80Kg정도 구입을 했다.
사진찍기도 전에 벌써 많이 따 버려서 남아 있는 머루만 찍음.
사랑채 머루나무는 아직 크지 않아서 거의 수확량이 없고 마당의 한 그루에서 나온 머루양이다.
꼬투리를 다 제거하고 머루 알만 따야 한다.
머루알.
손으로 찧어준다.
항아리에 담는다.
항아리에 담긴 상태.
위에 약간의 설탕을 얹어 주어 부패를 막는다.
사온 머루.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집인데 머루가 올해 알이 크고 농사를 잘 지으셨다.
어디서 머루향을 맡고 날아온 청띠제비나비.
나비가 취하겠다.
양이 많을 때는 이 망에다가 비벼서 머루알을 떨어뜨린다.
남편이 오랜만에 머루주는 담그는 소감이 남다른가 보다.
머루주를 담그고 나면 손이 염색이 되어 꼭 연탄 배달한 것처럼 시커멓다.
완전히 없어지는데 열흘정도 걸린다.
기존의 머루주는 설탕을 듬뿍 넣어서 하거나, 혹은 설탕과 소주를 섞어서 담그는 과일주로만 알려져 있었다.
물론 그것도 머루의 특유한 단맛때문에 맛이 좋긴 하지만, 술을 잘 아시는 분들은 머루 와인을 찾는다.
남편이 술 만드는 것을 취미 생활로 할 때는 포도주처럼 머루 자체만으로 발효를 시켜 술을 만들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시판 와인에 보면 1%의 산화방지제인 이산화황을 첨가하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이것을 넣어야만 더이상 발효가 일어나지 않고 산화를 방지시켜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약품 처리를 할 줄도 모르고, 또 하고 싶지 않았다.
원재료의 신선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많은 시행 착오를 겪고 나서, 우리는 개봉 전에도 냉장보관하여 마시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머루를 담고 나서 3개월이 지난 뒤에 걸러준다.
그리고 담근지 1년이 지나면 시간적으로 가장 맛이 좋은 머루주가 나온다.
여름을 잘 넘기기 위해 냉장처리를 하든지, 거른 뒤 항아리째 구덩이를 파서
완전히 묻어주는 방법도 있다.
벌나무 잎이 발효 억제 역할을 한다고 머루 위에 덮어 주라는 분도 계셨다.
물론 설탕을 많이 넣거나, 소주를 섞어 담그면 보관상의 문제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우린 머루와인을 고집한다.
3개월 뒤 거르고 나온 건더기로 재탕을 해서 마시는 것도 그런대로 괜찮다.
이때는 설탕과 소주를 조금 넣는다.
머루와인보다는 못하지만, 시중에 머루가 30%만 들어있는 머루주보다는 훨씬 맛이 괜찮다.
초보자도 누구나 손쉽게 담글 수 있는 술이다.
지금이 제철인 머루를 구입하여 머루주를 한 번 담가보는 것도 생활에 색다른 재미가 더해 질 것이고,
술이 익어가는 것을 기다리며 설레이는 행복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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