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비내리는 토요일 점심

방림재 2008. 8. 23. 14:32

 

어제에 이어 계속해서 내린 비가 점심 때가 되면서 서서히 누그러졌다.

매미가 '맴맴'우는 걸 보면 비가 개이려나 보다.

어제는 여름 지나면서 첨으로 구들방에 불을 지폈다.

방이 추워서라기 보다는 이틀 연속으로 비가 내리면

이제 첨 말리고 있는 고추가 걱정이 되어서였다. 

안방창 아래 아랫목을, 이제 자주 고추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되는 시점이 온 것이다. 

 

토요일 점심을 준비했다.

마음을 내어 냉장고를 뒤져보고,

마당에 아직 빗물이 맺혀있는 파를 다듬고, 호박, 토마토를 따서 부지런을 떨어보았다.

짜투리로 남아있던 버섯과 고추를 썰고, 호박, 감자를 채썰어 넣어 부치기를 만들었다.

어른들은 고추 넣은 부치기도 맛보고, 고구마도 삶고, 토마토도 씻어서 간단하게 점심상을 차렸다.

부치기가 있으니 자연 반주가 필요하겠지.

'칡술'이다.

발효된 칡에 물만 붓고 항아리에 보관해 두었더니 알코올 16도나 되는 칡술이 되었다.

 

우리밀인데 통밀이라 그런지 색깔이 좀 곱지는 않지만 맛있다.

 

토마토 

 

하루라도 여인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주가 돌아가지 않는다. 오늘 점심 먹으면서 내린 결론.

점심상을 차린 나의 마음, 여심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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