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세상살이 낙서장

고물이 넘쳐나는 세상

방림재 2013. 12. 16. 14:23

언젠가 고물상을 들른 적이 있다.

남편은 늘 고물상에 가는 걸 재미있어 한다.

새로운 것을 사는 것보다 고물더미 속에서 마치 보물을 발견하듯 이것 저것 찾고 고르는 것을 좋아한다.

시골에서 창고 만들거나, 간단히 받침등을 세울 때 굳이 새 제품을 사지 않아도 된다.

참, 그러고 보니 우리 집 개집도  이 고물상에서 가져온 적이 있다.

다른 걸 사러 갔다가 주인 아저씨가 필요하면 그냥 가져가라고 해서...

그러나 고물상이 늘 재미만 주는 것은 아니다.

그 하나 하나의 물건 속에서 사람들이 삶과 애환이 다 묻어나 보인다.

얼마 전에 폐업한 집의 간판도 보이고, 우리가 그 집에 자주 갔었는데 하면서 말하다 보면,

그 옆에는 얼마 하지 않고 폐업한 식당인지 수저와 그릇들이 아직도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나는 것과 반대로,

가슴이 더 허전한 허공을 바라보게 된다. 

 

 

 

 

 

 

 

 

 

 

참 쓸 데 없는 이 CD와 Tape들.

학교에서 시청각 교육을 선언하면서 초등학생들에게 새 학기가 되면  책과 함께 몇 과목의 CD와 Tape를 나눠준다.

취지는 좋지만, 둘 중 하나만 나눠주든지...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스크린을 통해 다 이루어지기 때문에 굳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거의가 받아서 비닐도 벗기지도 않고 고스란히 버린다.

나라에서 지금 돈이 없다고 국민들 세금을 걷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복지하는 명목으로 너무나 많은 혈세들이 새어나가고 있다.

돈도 돈이지만, 물자들이 얼마나 낭비되는지, 더 나아가 인간이 만들어서 버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인류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것 대부분은 자연 속에 동화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끔 고물상을 가 보면 스산한 안타까움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