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세상살이 낙서장

영월 단종의 능 장릉을 찾아서...

방림재 2011. 10. 13. 18:37

주말 영월에 있는 단종의 능, 장릉을 찾았다.

살아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죽어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연민을 받는 단종.

어린 임금의 애환이 서려있는 이 곳은 가을빛과 함께 아련한 그리움으로 촉촉히 내려앉는다.

그의 정원은 참으로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

 

박충원의 낙촌비각

중종 11년(1516)노산묘를 찾으라는 어명에 의하여 찾아 치제하였으나 

그 후 방치되었던 묘를 중종36년(1541) 영월군수로 부임한 박충원의 꿈에 현몽되어

이 곳을 봉축하고 전물을 갖추고 제문을 지어 치제하였다고 한다.

 

박충원의 충신됨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1973년에 이 비각을 세운 것이다.

 

 

 

단종의 왕릉으로 가는 길.

 

휴일 방문객들이 줄을 지었다.

 

왕릉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경. 보수중인 것도 있다.

 

단종의 능.

왕릉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1516년(중종11년)이 되어서이고,

1698년(숙종 24년)에 묘호를 단종, 능호를 장릉이라 하였다. 사후 241년의 세월이 지난 후이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데 이리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단종의 탄생과 유배, 죽음과 복권에 이르는 단종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지하전시실은 침수피해로 현재 관람이 불가하였다.

 

조선 6대 임금으로 재위 1452-1455의 기간이였고, 어머니 현덕왕후는 단종의 출산 후유증으로 출산 하루 만에 승하,

아버지 문종은 단종이 12세에 세상을 뜨고, 어린 왕은 숙부인 수양대군이 게유정난으로 권력을 잡자,

1455년 세조에게 왕위를 내주고 상왕으로 물러났다.

이듬해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이 실패로 돌아가고,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었다가

홍수로 강물이 범람아여 영월읍내 관풍헌으로 거처를 옮겼고, 그해 사약을 받고 승하하였다.

 

오른쪽은 재실.

능의 제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준비를 하는 곳으로 왕릉을 관리하던 능참봉이 상주하던 곳이다.

 

재실 앞 단풍이 참으로 정갈하게 곱다.

 

재실 입구

 

재실 안마당

 

안에서 밖으로

 

재실 광

 

 

 

엄흥도 정여각

엄흥도의 충절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영조 2년(1726년)에 세운 것이다.

순조 33년(1833년) 공조판서로 추증되고, 고종 13년(1876년)에 충의공이란 시호를 받았다.

 

 

당시 엄흥도는 영월호장(寧越戶長)으로 있었는데 단종이 1457년 10월 24일 조정에서 내려진 사약을 받고 승하하여

옥체가 강물에 버려지자,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어명에도 불구하고

"옳은 일을 하다가 하늘의 벌을 받지는 않는다."라고 하면서 가족과 함께 단종의 시신을 암장하였다.

 

그것에 관한 뒷이야기가 있다. 옥체를 지게에 지고, 관원을 피해 현재 능이 있는 야산으로 올라와 쉬면서

어디에 매장할까 고민하는데 저만치에서 노루가 낮잠자다가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지금의 능은 노루가 낮잠자던 자리이다.

 

장판옥(앞):충신들의 합동 위해를 모셔놓은 곳, 여인도 6인 있었다.

수복실(뒤):능지기가 기거하던 곳. 영조 9년에 세워짐.

 

배식단. 충신들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제사를 지내는 제단.

 

왼쪽 길은 신이 다니는 신도, 오른쪽 낮은 길은 임금이 다니는 어도.

 

영천(靈泉) 단종제를 올리는 한식때 사행했던 우물

 

가을이 깊어간다.

 

개울

 

조카

 

가을단풍

 

영월재래시장

 

죽어서 많은 이들에게 메세지를 남기고,

또한 많은 이들을 먹여살리는 진실로 백성의 임금이시라는 걸 느꼈다.

이 깡촌에 일요일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려 가게들이 문을 다 열어두고 있었다.

 

살아서 사랑받지 못했지만, 우리들 가슴에 아린 애환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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