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세상살이 낙서장

그저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방림재 2011. 6. 28. 13:55

<그저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그저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열매니, 소출이니, 경제니 하는 단어를 쓰지 않고도

행복한 젊은 연인들처럼,

그저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아내가 좋아하는 꽃씨 심어

그 길 따라 꽃구경하며

두 손 잡고 거닐고 싶습니다.

 

 

멀리 생각지 않아도

지금 그 꽃씨로 행복한 씨를

뿌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순득이네 논밭 전지는 저리 많아도

집 뜨락에 해바라기로

여유로와집니다.

 

 

복만이네는 밭 한 뙤기 없어도

비탈진 담벼락 밑에

찬란한 장미꽃이 이슬을 머금습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지금 이 꽃씨로 행복한 씨를

우리 같이 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꽃씨 하나,

그저 그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2011년 6월 28일

산책길에 떠오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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