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그저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열매니, 소출이니, 경제니 하는 단어를 쓰지 않고도
행복한 젊은 연인들처럼,
그저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아내가 좋아하는 꽃씨 심어
그 길 따라 꽃구경하며
두 손 잡고 거닐고 싶습니다.
멀리 생각지 않아도
지금 그 꽃씨로 행복한 씨를
뿌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순득이네 논밭 전지는 저리 많아도
집 뜨락에 해바라기로
여유로와집니다.
복만이네는 밭 한 뙤기 없어도
비탈진 담벼락 밑에
찬란한 장미꽃이 이슬을 머금습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지금 이 꽃씨로 행복한 씨를
우리 같이 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꽃씨 하나,
그저 그 꽃씨 하나 심었으면 좋겠어요.
2011년 6월 28일
산책길에 떠오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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