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세상살이 낙서장

일본의 수준 높은 자세

방림재 2011. 3. 15. 14:58

며칠 전 일본 센다이 인근의 규모 9.0의 대지진이 시작되면서 쓰나미,

더욱 마음 졸이게 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등으로 연일 매스컴에서 그 심각성을 보도하고 있다.

NHK, BBC, CNN, 그리고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뉴스 속보는 계속 되고 있다.

지진 피해 첫 날 한 할머니의 인터뷰에서도 느낀 바가 있지만,

다셋 째 되는 오늘도 일본의 수준 높은 시민 자세을 엿볼 수 있었다.

누구 한 사람도 절규하거나, 누구에게로의 원망과 한탄이 없고,

시종일관 조용하고 차분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서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

그리고 외국 방송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생수를 사기 위해 몇 시간이나 줄을 선 애기 업은 아주머니도 생수가 다 동이나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너무 차분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걸 보고 일본은 정말 전 국민이 도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폭동이나 광분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부모를 찾거나 딸을 찾는 사람들도 시종일관 차분하다.

오히려 큰 재난을 보도하는 다른 나라들이 앞으로의 국제 상황과 이에 대처할 방안 그리고 경제적 여파,

자국가의 자연재해의 안전성등을 점검하느라 더 분주한 듯 보이기도 하다.

물론 평소에 지진 다발 지역이므로 지속적인 훈련과 교육이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아주 뿌리 깊은 그들만의 정신인 것 같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평소에는 우리의 영토인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여 일본 국정 교과서에 일본의 영토라고 명시하는 것에

분개하여 울분을 표하고, 한일전 축구라도 하면, 만사를 제쳐 두고 어느 나라랑 할 때보다 열띤 승부욕을 발한다.

그러나,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그들이 이런 큰 재앙을 당한 것을 보고,

우리나라는 한류 스타들에서 부터 일반 국민들까지 이웃나라 일본을 돕자면서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과거 일본 역사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은 종군위안부 할머니까지 모금 운동에 참여하였다.

우리 민족은 한마디로 말하면, 가슴이 뜨거운 민족이다.

끓어 오르기도 잘 하고, 그래서 단결도 잘 하고,

눈물도 많고, 그래서 정도 많다.

 

이제 세계는 자연 재해 앞에서 모두가 하나인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많은 것들로 인해 지구는 기지개와 재채기를 한다.

자연의 것을 마음껏 쓰면서 소비하고 누렸지만, 그것이 연소되어 다시 땅에 떨어질 때는

지구가 몸살을 앓게 된다.

'질량보존의 법칙'. 자연에 있어서 이것은 절대 법칙인 것 같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법칙인데 지구 안에서는 무서운 재앙을 낳을 수 있는 법칙이다.

땅 속에 매장된 많은 것을 뽑아서 쓰고 누렸지만, 그것은 형태만 다르지, 지구의 공간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존재하면서 순환하여 고스란히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다.

원자력발전소는 인간에게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여 많은 에너지로 전환시켜 준 편리한 것이였지만,

편리한 만큼 이렇게 무서운 위험 부담을 평소에는 외면하였다.

인간은 동물처럼 자연에 순응하면서 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아니, 그 처음은 그렇게 시작했지만,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 현대문명을 창조해 내면서 동물처럼 사는 것을 잊어버렸다.

이제 인류는 공동의 운명에 놓여 있는 셈이다.

모두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일본이 하루 빨리 복구되고 더 이상의 피해가 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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