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세상살이 낙서장

바람이 나에게 속삭인다.

방림재 2011. 6. 17. 00:12

-바람이 나에게 속삭인다-

 

 

어느 일요일 저녁

툇마루에 앉아

바람에 이는 나뭇잎따라

내 몸을 맡기고...

 

내 몸이 작은 입자가 되어

바람와 함께

앞산에도 가고, 뒷산에도 간다. 

 

눈 앞의 나뭇잎들은 저리도 휘청휘청

굿을 해대고,

눈 밖의 저 멀리 나무의 나뭇잎은

흔들림없어라.

 

무릇 자식을 바라볼 때

가까이 보지 말고,

저 멀리 나무를 대하듯 봐야하거늘...

 

미동에도 바르르 떠는 어미가 되어서는

자식의 그릇을 크게 키울 수 없다.

 

보고도 아니 본 듯,

보여도 안 보인 듯

그렇게 지켜보는 것이 큰 나무로 성장해 갈 것이다.

 

바람이 나에게 가르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