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산에 가서 도토리를 조금 주워왔다.
그러나, 버리지도 못하고, 도토리묵을 하자니 어설프기도 하고 양도 얼마 안되어 미뤄두었다가
마침 동네 아주머니가 소량일 경우 믹서기로 갈아서 하면 된다는 가르침을 받아서 해 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도토리 주워온 지가 근 한달은 되었다. 첨에는 모르고 햇볕에 말려 껍질이 갈라지면 벗기는 줄 알고 이렇게 말렸다.
그러나 말리는 중에 벌레가 먹기 때문에 바로 물에 불린다고 한다. 7-10일정도 물을 갈아주면서 담가둔다.
10일이 지난 뒤 도토리를 건진다. 그리고 껍질을 깐다.
도토리를 믹서기에 물을 부어가면서 갈아준다.
채를 받치고, 망사천에 갈은 도토리를 붓고, 짜준다.
몇 번씩 물을 부어가면서 짜준다.
더 이상 짜도 도토리국물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하고, 이렇게 하루 밤을 그냥 두어 앙금을 가라앉힌다.
하루 지난 후 조금스레 윗 물을 따라낸다. 앙금만 남긴다.
보통 마른 도토리가루 1컵에 물 6컵이므로, 젖은 도토리가루일 경우 1컵에 5컵의 물을 넣으면 된다.
계속 저어가면서 걸쭉하게 될 때 소금과 올리브를 넣어 윤기가 나게 해 준다.
걸쭉하게 되었을 때 양푼이에 따라내어 식혀둔다.
다 식어서 응고가 되었을 때 찬물을 붓어둔다.
내 생애 첫 도토리묵. 첨부터 끝까지 도토리묵을 내 손으로 해 본 것이다.
남편이 옛날 도토리묵 맛이라고 했다. 씁씁한 맛이, 그렇게 담가두었는데도 그 맛이 났다.
쓴 맛이 좋으면 조금 덜 담가두면 좋을 듯하고, 색깔도 좀 더 진하게 될 것 같다.
한 번 해 본 것에 의의를 갖고, 다음에는 조금 더 많이 해서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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