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요리

안동국시-안동콩국수

방림재 2010. 9. 26. 23:47

내 고향 안동에는 안동국시가 유명하다.

그러나 안동에서는 안동국시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것을 타 지역에서 상업화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는 칼국수라고 알고 있지만, 대부분 콩국수라고 말한다.

예전에 할머니가 서울에서 이웃 할머니와 시장을 갔는데, 콩국수를 사준다고 가셨다가 혼이 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안동에서 말하는 콩국수라고 생각했다가 콩국물을 내서 국수를 말아먹는 일반적인 콩국수를 첨 접하고 먹기가 곤란하였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콩국수는 콩국물을 진하게 잘 내지 않거나, 콩국물에 물을 너무 희석하면

자칫 먹기가 힘들 수 있다는 걸 강원도 살면서 알게 되었다.

 

안동에서 하는 콩국수는 재료에서 콩가루와 밀가루를 1:4로 섞는데서 비롯된 말이다.

흔히 손칼국수와 다를 바가 없지만, 콩가루를 섞어 넣으면 국수가 노르스름하고 고소한 맛이 나서

안동인이라면 다들 좋아한다. 

추석 날 점심으로 콩국수해 먹자고 큰시누이가 제안하자, 85세의 시어른이 몸소 움직이셨다.

콩가루와 밀가루는 1:4의 비율로 섞는다. 콩가루 1국자에 밀가루 4국자로 기억해 두면 편리하다.

 

물을 아주 조금씩 부어서 반죽을 뭉쳐준다. 돌려가며 반죽을 치댄다. 반죽이 데다 싶을 정도의 꾸덕꾸덕함이 좋다.

물은 거의 들어가지 않으므로 아주 조심조심 넣어야 된다. 

 

반죽 덩이를 안반(案盤)에 올려 놓고, 홍두깨로 밀어준다. 

 

 밀가루를 뿌려가면서 밀어준다.

 

반죽을 홍두깨로 미는 장면은 정말 동영상으로 봐야만 기억이 잘 될 것이다.

젊은 우리에게 절대 홍두깨를 내놓지 않으신다. 힘이 없으셔도 그 기술의 노하우는 우리가 하루 아침에 익힐 수는 없기도 하다.

고루고루 힘조절을 균형있게 잘 하여야 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하지 않으면 어느 한 곳으로 반죽이 쏠릴 수 있겠지.

바라보고 있는데 참 재밌었다.

 

이렇게 편편하게 고루고루 둥근 보름달이 만들어졌다. 잠시 말려둔다.  

 

 조금 꾸덕해지면, 접어준다.

 

 접을 때는 밀가루를 발라주면서 접는다.

 

 또 접고,

 

 이제 썰면 된다. 반죽과 썰기는 내가 했다.  ^ ^

 

 한 사람이 썰면 옆에서 면발이 붙지 않게 흔들어 놓아야 된다.

 

다시멸치로 육수를 내는 동안, 호박을 썰어서 소금에 버무려 둔다. 호박에 간을 해 두면 국수물에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육수가 끓으면 면을 넣고, 한소큼 끓으면, 호박과 배추를 넣는다. 한 번 더 끓으면 불을 끈다.

  

 콩국수 완성. 양념간장을 타서 먹는다. 정말 넘~~ 맛있었다. 비오는 추석날 점심으로 아주 좋았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 성묘를 점심을 먹은 후 잠시 비가 주춤할 때 갔다.

비는 부슬부슬 오락가락했다. 큰 오동나무 잎, 보슬비에는 우산으로 아주 운치있는 안성마춤이다.

 

이름모를 둥근버섯. 보름달처럼 엄청 큰 버섯이라 한눈에 시선집중.

비도 오고 굳은 날씨였지만, 언제나 나의 고향은 이 나이가 되어도 설레이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콩국수에 조밥과 배추쌈밥. 안동에서는 아주 품격있는 메뉴이다.

예전에 남편이 서울에서 직장다닐 때 점심 식사로 안동의 콩국수와 조밥을 하면 참 잘 될 것이라고 늘 얘기 했었는데

세월이 지나니 이제는 꽤 생겼다고 한다. 아마도 안동이 고향인 사람들이 많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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