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가을색과 산책

방림재 2010. 10. 15. 16:18

어느덧 바람의 방향도 바뀌고, 가을도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가을이와 함께 산책한 날.

벌써 벼베기가 끝난 논도 있고, 지난 늦여름의 폭우로 마치 운석이나 UFO가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패인

논자리를 한채 사람의 손을 기다리고 있는 곳도 있다. 

 

벼베기가 끝나면 언제나 짚단이 쌓여 있는 것을 운치있게 바라보았는데 이제는 그 짚을 저렇게 싸말아 논마닥에 이리저리 내버려둔다.

저렇게 두면, 몇 년이 가도 썩지 않는다고 한다. 5-6년 전 남해로 여행갔을 때 첨 보았는데 이제 강원도까지 올라왔다.

너무 운치가 없다. 

 

 올해는 유독 벼가 누렇게 익었다.

 

 가을이면, 이 곳 빈 집에서 피는 벚나무의 단풍은 정말 아름답다.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가을임을 실감케하는 나무다.

 

여기저기 곳곳에 가을이면 피어나는 쑥부쟁이. 

 

 코스모스. 역시 가을의 상징은 코스모스다.

 

 연분홍 코스모스가 혼자서 피어있다. 이렇게 선명하게 이쁜 연분홍은 흔지 않는데 오늘 운이 좋다.

 

그리고 가을이면 기다려지는 반가운 손님, 감국. 감국과 들국화들이 산발적으로 필 때 나는 나의 생일을 맞이한다.

그래서 넘 좋다. 이렇게 많은 꽃들의 향기에 젖을 수 있다. 덕분에 남편은 내 생일 날 돈이 들지 않는다. ㅎㅎ

 

 어느 집앞 둔덕에 구절초

 

 까마귀의 비행.

나의 카메라를 의식하여 비행만 한다. 

 

 간만에 보는 까치. 요즘은 까치 구경하기가 힘들다.

 

 마을 콩잎에서 저 멀리 우리집까지.

 

ㅋㅋㅋ 우리 집 밤나무. 집 뒷 밭을 가 보니 어느 새 이렇게 쑥 자란, 심은지 7년차쯤 될 것이다.

매년 거름 한 포씩 들인 보람을 느낀다.

 

올해는 제법 밤송이를 예쁘게 잘 맺어주었다.

 

해마다 맞는 가을이지만, 그 모양과 느낌이 조금씩 조금씩 다르다.

모든 것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무엇보다 나도 또한 조금씩 변화하고 있으니...

가을은 행복 절정의 시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