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세상살이 낙서장

탄허대종사전국휘호대회-서예,문인화

방림재 2012. 6. 14. 15:14

제 8회 탄허대종사 선서(善書) 함양 전국휘호대회가 오대산 월정사 경내에서 이루어졌다.

멋모르고 나도 함 참여해 봤다.

 

10시쯤 도착했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서 좋은 자리를 맡으려고 와 있었다.

좋은 자리는 한적하고 구석진 자리이다. ㅋ

 

월정사 대륜법전에서 행사가 이루어졌다. 나중에 알았지만, 250명 정도 참여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뿔사! 첨 휘회대회에 참여해서, 그렇게 잘 챙긴다고 했건만, 저기 깔린 멍석(초록깔개)를 갖고 오지 않았다.

참, 난감하였다. 나는 추최측에서 깔개를 다 깔아놓는 줄 알았지.

다들 일찍와서 연습을 하는데 나는 잠시 월정사 경내를 나가 팔각구층석탑을 바라보면 걸었다.

어떻하지, 한 참을 고민하다가 돌아와,

'에라 모르겠다.(내가 난감한 상황에 가장 좋아하는 말)' 하고선 개인 자리로 깔아놓은 누런종이 위에 화선지를 깔고 연습을 하였다.

11시에 개회식이 있고, 11시 20분부터 1시까지 작품을 완성해서 내야 했다.

주최측에서 도장찍힌 작품지 2장을 내 주었다.

 

그냥 연습하다보니 시간이 흐르고, 한문서예를 하시는 분이 다 했다고 짐을 챙기길래 깔개를 빌려달라고 부탁드렸다.

첨에는 같은 한문부분인 줄 알고 안 빌려주실려다가 문인화라고 했더니 빌려 주셨다.

그때가 12시 10분쯤 되었다.

그냥 한 장이라도 그리고 참여하는데 의의를 갖자면서 편하게 한 것 같다.

 

마음에 쏙 드는 건 아니지만, 우여곡절 끝에 작품을 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 여겼다.  

사군자 중 나는 대나무를 가장 좋아한다.

그러나 문인화를 오랜 하신 분들도 대나무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신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대나무가 좋아 대나무를 그렸다.

문인화는 화제를 한암, 탄허선사 시 중에서 5자 이상 협서(한문, 한글)써야하는 조건이 있었다.

 

나는 탄허선사 어록에 있는

<이법계가 곧 사법계며, 사법계가 곧 이법계로다.

사람의 입이 곧 비석이며 복이 곧 지혜로다.

귀추는 같으나 길은 다름이여 백 가지 생각이 하나로다.

어찌 말할 필요가 있겠는다.

산은 높고 강물은 길이 흐르노라.>에서 마지막 구절을 화제로 잡았다.

 

1시부터 3시 30분까지 심사위원들은 심사에 들어가고,

월정사에서 점심공양을 받고, 오랜만에 월정사 앞 전나무숲길을 걸었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았다. 

 

언제나 고요한 마음의 쉼터 길...

 

산백합이 아직 피어 있었다. 

 

 

간간히 중국인 여행객과 수학여행온 학생들이 보였다.

월정사 주차장이 월정사 일주문앞에 없는 것이 늘 안타깝다.

일주문을 지나 왼쪽편에 대형주차장이 있어 모두들 거기서 주차하고 전나무숲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돌다리를 거쳐 사찰 경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월정사보다 더 매력이 있는 이 전나무숲길을 접하지 못하고 가는 것이 가장 안스럽다.

 

 

 

현장 휘회대회는 당일 바로 발표를 한다.

오후 3시 40분에 입상자 발표가 이루어졌다.

아, 이런 내 이름이.... ㅋㅋㅋ 설마 동명이인은 아니겠지?!

원래 사군자니, 서예니 하시는 분들 성함을 보면 거의 '명'아니면, '순'이 들어가는 이름들이 많다.

고전적 이름들이다. 그래서 혹시나...

특선에 내 이름이 있었다. 

 

 

 

4시부터 시상식이 이루어졌다.

우수상부터 상금이 있다.  

 

대상은 한문 서예였다.

특선 이상 작품부터 추최측 월정사에서 일괄 표구를 해 준다.

여느 대회랑 다르게 입상작은 반환되지 않으며,

10월 오대산 불교문화 축전 기간 중에 전시되며 작품들은 월정사에 영구 보존된다고 한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