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불어닥친 겨울의 끝자락 추위로 이틀 동안은
봄은 참으로 야속하게 더디구나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나마 햇살이 가득하여
나비들이 암수 서로 정답게 노닐고,
꽃들을 찾은 벌들이 다투어 윙윙거리는 걸 보니
안심이 된다.
목련은 심은지 9년을 맞는다. 아름드리 활짝 피우고, 비와 바람 없이 오래 감상할 수 있었으면 한다.
어쩜 목련이 그리 아름다운 것은 너무나 고운 자태가 짧게 끝나버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꽃잔디. 해를 잘 받는 돌담 앞이 가장 활짝 피었다.
흰꽃잔디. 요즘은 흰색 꽃들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산수유 나무. 올해는 꽃이 참 많이 피고, 오래 가고 있다.
미루던 사랑채를 정비하고 있다. 먼저 굴뚝을 효율적인 팬굴뚝으로 교체하였다.
지난 겨울 본채 안방을 그것으로 교체하고는 불 넣기가 아주 수월하다는 걸 알았다.
어제부터 남편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올 봄은 너무 부지런해서 조금 적응이 안되지만, 내가 일하기 싫으니깐 남편이라도 움직여야겠지. ㅋㅋ
새로이 안 사실이지만, 내가 그동안 너무 부지런을 떨어서 남편이 움직일 필요성을 못 느꼈을지도 모른다.
결국 뭐든 내 탓이다.
굴뚝을 다시 하고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다. 겨우내 비워둔 사랑채가 이제서야 온기를 느끼게 되는구나.
겨울에는 사랑채를 쓰지 않는다. 처음 사랑채를 지을 때 구들을 두껍게 하는 게 좋은 줄 알고 두껍게 했다.
그러니 어쩌다 한 번 오는 손님을 위해 불을 지피는데 매일 쓰는 안방의 일주일 분의 나무가 들어간다.
그렇게 넣은 나무가 하루 밤 자고 가면 손님이 가신 그 다음날도 따뜻하다.
겨울에도 반팔,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도시인들은 그렇게 많은 나무가 들어가도 춥게 느낀다.
그래서 겨울에는 그냥 비워둔다.
상사화.
앵두나무 꽃이 피려고 한다.
만개를 하면 엄청 탐스러울 것이다.
방림재 주변의 나무들이 20년, 30년이 지나면, 해마다 봄이 되어 아름다운 꽃들로 둘러 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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