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비가 오면 집 바로 옆 도랑에 물이 흐른다. 평소에는 안 흐르던 물이 흘러 가니 물소리를 차소리로 듣기도 한다.
매번 흐르면 시끄럽지만 가끔 이렇게 흘러내릴 때는 색다른 느낌을 주어서 좋다. 애들이랑 종이배 접어 띄웠는데 속도가 너무 빠르다.
임하리 초입 다리 위에서.
백덕산을 향해.
임하리 들어오기 전 옥고개에서 찍은 임하리 전경.
임하리 마을 끝 산자락 제일 꼭대기에 우리 집. 8년 전 이곳에 첨 들어올 때도 바로 여기서 저쪽을 바라본 기억이 난다. 그땐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비탈밭이였다.
중학교 오빠들이 방학을 맞아 우리 집에서 여름캠프를 했다. 초등학교는 아직 방학 전이라 토요일 아침 현빈이는 학교를 간다. 전날 퀴즈게임등 실내 게임만 했었다. 비가 많이 와서 담력훈련 못한 것을 모두 아쉬워했다. 저 뒷산에 후레쉬만 갖고 갔다오는 것이였는데 모두 그게 그렇게 하고 싶은가 보다.
아침 먹기 전 7시 30분경에 모두 산책길에 나섰다.
비가 온 뒤의 아침이라 공기도 더 상쾌하고 마을도 선명하게 깨끗했다.
보드를 갖고 와서 돌아가면서 타고 간다.
저 위 비탈밭에 이제 집들이 자꾸 들어선다.
연두빛
초록빛. 콩잎과 벼의 일렁이는 평화.
드디어 임하리 다리까지 왔다.
전날 퀴즈문제에 '심청의 아버지 이름은?'이 있었다. 오른쪽에서 네번째 중1 친구가 저 그거 잘 알아요 그래서 맞출 거라 거의 확신을 했었는데 답은 '이봉원'이라 하여 배꼽을 잡았다. 그 다음은 '심학봉', '심학도' 계속 나왔는데 정답은 '심학규'였다. 퀴즈를 다들 좋아한다. 그래서 아침 먹고 골든벨 하기로 했었다.(졸리가 무열이 오빠를 넘 좋아한다. 사진에서도 확인이 되는군. 졸리밥은 무열이 오빠가 주니깐...)
임하 다리를 건너 계장리, 다수리, 임하리 세 마을의 갈림길에 시내 버스가 선다. 아들이 여기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모퉁이 밤나무민박집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 두곤 한다. 전날 갖고 오지 않은 자전거로 친구들과 나눠 타고 간다.
아침 산책하기 좋게 비가 내렸고, 가을이면 누렇게 익을 벼들도, 콩잎, 옥수수잎들도 모두 행복하고 평화로운 길 위에 있고, 그 길 위를 걸어가는 우리 아이들도 모두 행복과 평화가 전이 되어 언젠가는 제각각 누런 벼의 결실이 맺혀지지 않을까 믿음을 가지는 아름다운 아침이였다.
아침을 먹은 후 전날 퀴즈에서 진 팀이 설거지를 하고 골든벨을 하였다.
1등은 효소 한병, 2등은 효소 비누 2개를 주기로 했다.
무열이가 1등을 하고, 2등은 1학년에 한 명인데
1학년 친구 다른 두 명이 효소 비누 너무 갖고 싶다고 얼마나 귀엽게 그러는지
다들 한 개씩 나눠줬다. (우린 효소가 있으니 무열이도 별로 받고 싶지 않기도 하고 또 다른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여러가지로 다른 것을 내 봤는데 안 되었다.)
여름 비 속에서 모두 즐거운 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