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고추장담그기
귀촌한지 10여년만에 겨우 고추장 담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친청에서 갖다만 먹다가, 이번에 드디어 시간을 내어 친정어머니와 시간을 맞추었다.
인터넷 지식으로 할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동안 모두가 맛있어 하기도 하고, 친정엄마의 손맛을 배우고 싶었다.
고추장은 봄이나 가을에 하는 것이 좋다. 자칫 하는 중에 시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된 고추장.
찹쌀 2되를 담가둔다.
밤에 담가두었다가 아침에 찌면 된다.
이때 엿기름도 2되도 담가둔다. 4-5시간 정도 불에 불려둔다.
채반을 놓고, 그 위에서 엿기름을 손으로 치대면서 걸러낸다.
계속 물 부어가면서 엿기름 물을 짜낸다.
말갛게 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해준다. 저 정도 그릇에 가득될 때까지 한다.
다른 그릇에 옮겨서 새 물 넣고, 다시 잘 치댄다.
또 걸러낸다.
'
엿기름 물이 이 정도 나오면 되었다. 치대고 짜는 일도 쉬운 건 아니구나.
겨울에는 하루 밤 그냥 둬도 되지만, 그외는 거의 3-4시간 지나서 가라앉으면, 윗물만 따라서 쓴다.
겨울 이외는 자칫 시어질 수 있으므로 덮어두지 않는다.
찜통에 벼보자기를 깐다.
찹쌀을 건져서 이렇게 찐다. 찹쌀의 양이 많으면 두 번으로 나눠서 찐다.
김이 한 차례 나면 다시 찹쌀을 뒤집어 주고, 또 한 차례 김을 내면 다 찐 것이다.
찐 찹쌀을 보온 밥솥에 담는다.
찹쌀 두 되 다 찐 양이다. 2되 정도 들어갈 밥솥이 필요하다. 밥솥에 밥을 넣어둔다.
찰밥이 담길 정도로 엿기름물을 붓는다. (다 부어도 되지만, 밥솥의 상황에 따라 붓는다.) 보온에 둔다.
2시간 정도 지나면, 찹쌀이 동동 뜬다.
모두 다 큰 솥으로 옮겨서 끓인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내려갈 정도이면 된다.
중불에서 매다려야 곰팡이같은 것이 끼지 않는다.
거른다.
거른 물에 조청 5되를 넣고 끓인다.
센불에 계속 끓인다.
메주가루 2되
고추가루 10근, 청량고추가루 2근(요즘은 청량이 옛날만큼 안 맵기 때문에 5근 정도 넣어도 된다고 함)을 마저 넣고 잘 섞는다.
조청넣은 엿기름물을 식힌 후 위 가루에 붓는다.
고추장은 여기서부터 좀 힘겹다.
계속해서 잘 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면서 이 모든 걸 어떻게 다 했는지 참 대단한 것 같다.
고추장 저어주는 것은 남자가 해주면 정말 좋다.
고추장이 뻑뻑해서 젓기가 힘들어 관절이 약한 40대이상 여성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다.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한다. 멍울진 것이 없을 때까지 잘 저어준다.
엿기름물을 한꺼번에 따르지 않고, 조금씩 넣어가면서 젓는다.
계속 저어주다 보면 이렇게 아직 섞이지 않은 고추가루 덩어리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매실효소 담근 것을 넣는다.
다 저으면 2-3일 두면서 수시로 오가며 간을 보고, 저어주곤 한다.
2-3일 두는 것은 소금이 녹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다. 하루 지나서 싱거우면 또 소금 넣고, 저어준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간을 본다.
최종적으로 간이 맞으면, 항아리에 옮긴다. 혹시나 싱거울 수 있으므로 윗부분에만 소금을 좀 더 뿌려서 보관한다.
찹쌀 2되, 엿기름 2되, 고추가루 10근, 청량고추가루 2-5근, 메주가루 2되, 굵은 소금
이 정도 양이면, 위 항아리 2개 반정도 양이 나온다.
조금 할 경우의 양은,
찹쌀 1되, 엿기름 1되, 고추가루 3-5근, 청량고추가루 2근, 메주가루 1되, 굵은 소금
역시 뭐든지 비율이 중요한 것 같다.
드디어 첨부터 끝까지 다 보았다. 다음에는 온전히 나 혼자 해야 되는데...
일단 나의 전통음식 노트에다 기록을 잘 해두고, 또 할 때는 전화를 자주 해야 되겠지. ㅎㅎ
친정어머니가 이 날 가장 자주 한 말은,
"니 고마 이거 배우지 마라," ㅎㅎ 그러면서도 계속 설명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