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세상살이 낙서장
임진년 올 한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방림재
2012. 12. 31. 21:21
일본에서는 연말에 지인들과 모여 이런 놀이를 한다고 한다.
올 한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즉 한자어 한 단어로 표현하고
그 연유를 돌아가면서 얘기를 나누는 문화이다.
가장 자신을 지배한 생각도 되고, 가장 뜻깊은 것도 되고, 힘들게 한 것도 되고...
그래서 나도 한 번 생각해 봤다.
나에게 있어 올 한 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뿌리'이다. 한자어 한 단어로 하면, 근(根)이다.
-뿌리-
올 초 아버지를 여의고...
그 슬픔은 복사꽃, 목련꽃 꽃잎 속으로 흘러 떨어지고,
다시 오뉴월 뙤약볕 그늘 속에 잠시 숨었다가
구슬땀이 되어 텃밭 위에 스며들고,
그것이 가슴시리도록 투명한 푸르른 열매되어 나에게 져며들때
내 눈에 뜨거운 기운이 솟아나 새하얀 눈을 녹인다.
아버지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갔을까?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까?
우리 모두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