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지례예술촌 탐방
남편의 본가 인근에는 임하댐을 건설하게 됨으로써 역사 속에 사라질 뻔 한 것들이
다시 복원된 것들이 많다.
용계 은행나무, 지례예술촌이 대표적이다.
지례예술촌은 수몰될 뻔 한 것을 그 바로 위 쪽으로 터를 잡아 이건한 의성김씨 종택이다.
지금은 그 후손인 시인 김원길씨가 선대의 유적 고택을 지켜나가면서 관리하는 대표자이다.
설명절 음식을 해 놓고선 요즘 부쩍 한옥과 한복에 관심이 많은 현빈이를 데리고
안동의 한옥을 탐방했다.
임하댐 건설로 많은 것들의 변화를 가져왔다.
용계 은행나무
찾아뵐려고 했던 월로할머님은 설명절 쇠려고 딸이 와서 모셔 갔다고 한다.
주인없는 곳을 잎이 다 떨어진 은행나무만이 쓸쓸히 자리를 잡고 있다.
역사가 깊은 도연폭포. 임하댐 건설로 복원되지 못하고 역사 속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저기 두 개의 섬으로 보이는 것이 원래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강물이 서로 만나 합쳐지면서
넘쳐 반대편으로 물이 떨어져 폭포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 풍광이 아주 장관이였는데 그 이름 '도연(陶淵)폭포'이다.
그러나 이 또한 임하댐(1984년 12월 착공해서 1993년 12월 준공)건설로 물이 들어차면서 누대에 걸쳐 아름답던 자연 경관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발길을 지례예술촌으로 옮겼다. 가는 길에 정자가 하나 있어 내려서 주변 산천을 둘러 보았다.
그런데 정자 바로 밑 발판(!). 누군가 고기 불판으로 쓸려고 했던지 발판용 돌을 들고 가버렸다.
'우리가 알아야 될 모든 것은 유치원때 다 배웠다.' 문득 그 생각이 든다.
산천을 배경으로 한 장.
이 날 바람불고 엄청 추웠는데 사진 속의 햇살은 따사롭기만 하다.
지례예술촌에 도착. 야외 공연장도 있었다.
지례마을은 조선 숙종임금때 대사성을 지낸 지촌(芝村) 김방걸(金邦杰 1623~1695)의 종택이다.
지촌은 의성 김씨 내앞파의 대조(大祖) 청계 김진(金璡)의 현손(玄孫)이며
학봉 김성일의 백씨인 약봉 김극일의 증손자이며 표은(瓢隱) 김시온(金是)의 넷째 아들이었다.
38세에 문과 급제하여 40세에 제원(堤原)찰방(察訪)이었을 무렵 지례(芝澧)로 분가(分家)하여 호를 지촌이라 지었다.
지례예술촌 바깥풍경. 비탈진 곳에 토굴저장소가 아주 맘에 든다.
지촌이 지례마을에 자리 잡게 된 것은 병자호란 때 도연에 은거한 아버지 표은 김시온의 정신적 영향이었다.
김시온은 나라가 망하자 청에 항거하여 과거를 포기하고 도연명(陶淵明)의 이름을 딴
도연(지명, 낙동강 지류인 반변천에 하나 뿐인 도연폭포가 있는 곳으로 산수가 빼어남)에 은거하여
스스로를 숭정처사(崇禎處士)라 자호(自號)하고 평생 독서하고 제자를 길렀던 것이다.
대문턱이 드나들길 좋게 휘어져 있는 것이 센스 만점이다.
뒷간이 있는 것으로 봐서 행랑채인 것 같다.
지촌은 조선 현종조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갔지만
은둔(隱遁)생활을 좋아하여 그의 집을 도연에서 10리나 더 상류인 지례에 지었다.
그는 청렴하여 한때 영암군수를 지내고 돌아올 땐 수레에 국화꽃 화분 하나 뿐이었다고 ‘영남인물고(嶺南人物考)’는 전한다.
그가 58세 되던 해 남인세력이 물러나던 경신출척(庚申黜陟)을 당해 벼슬을 그만두고
지례에 돌아와 9년을 지냈는데 그때 지은 유명한 시 ‘무언(無言)’에는 은둔하여 한적(閑寂)을 즐기는 자의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개가 마중을 나왔다.
개와 인사를 나눈다.
나중에 현빈이가 이 개는 다른 개들과 눈빛이 틀리다고 했다.
뭔가 개가 아닌 산신령이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아마도 한적한 산 속에서 자란 탓에 도견이 되었나 보다. ㅎ
시래기와 탈곡기.
된장 항아리가 자갈 위에 정갈하게 놓여져 있다.
본채 안 뜨락
1박 2일 팀이 여길 다녀갔다고 했는데 깃발이 그것을 입증해 주었다.
뜨락에서 뜨락으로 연결되는 통로문.
나는 이런 문들을 좋아한다.
문을 통과해서 나오면 새로운 세계가 또 펼쳐진다.
내가 좋아하는 대나무도 남문앞에 자리잡고 있다.
지산서당. 이곳에서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쳤는가 보다.
겨울 햇살이 내리쬐여 한옥의 정취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현빈이 규모가 좀 작다고 한다. 요즘 사극에서 궁궐을 너무 많이 본 지라...
개인 주택이 이 정도면 엄청 큰 것인데...
나무가 햇살을 받으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진다.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
지례예술촌을 다녀간 인물들을 한 장에 모아두었다.
우리가 아는 분들이 꽤 많았다.
산책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야외공연장과 강을 바라볼 수 있다.
집 밖 모과나무. 다 따지 못한 모과가 공중에서 생을 다했다.
팔랑 팔랑 뛰어다닌다.
어딜가나 했더니 또 강아지 만나러 간다.
지례예술촌은 한옥체험과 여러가지 문화 행사, 숙식제공등을 통해 우리 전통 문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