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 2011. 11. 21. 15:30

올 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되었고,  내가 김장하려고 한 날짜에는 어김없이 추위가 몰려온다.

그러나 다행이도 배추 절일 때와 씻을 때 비가 오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 가꾼 배추 30포기, 마을 할머니께 싸게 산 배추 70포기, 합해서 100여포기를 했다.

 

올해는 배추가 모두 잘 되어서 어찌나 속이 찼는지, 4등분을 해도 무거워서 한 손에 들지를 못했다.

잠시 한 숨을 돌리고 있다.

 

무는 모두 뽑아서 김장에 쓸 것만 두고, 이렇게 땅에 묻었다.

 

우리가 농사 지은 무다. ㅎㅎ 

 

무 농사가 10년 만에 최고로 잘 되었다.

 

배추가 커서 잘 잡지를 못하니, 올해는 파지가 엄청 나왔다. 

 

무우청은 창고에 달아 두었다. 한 해 한 해 갈수록 시래기나물이 정말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멸치, 마른새우, 다시마를 넣어 다린 육수.  

 

각종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오빠가 해마다 힘을 쓴다.

 

 배추가 포기가 찼는데다가 작년보다 양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둘러 앉아서 버무리기 시작한다. 

 

남편은 찬 바람 쐬며 밖에서 김치를 항아리에 넣고 있다.

오빠네, 아는 분들 여기저기 택배보낼 것도 넣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젓갈이 많이 들어가서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친정어머니가 와서 함께 하면서부터 젓갈을 많이 넣게 된다.

10년 전 이 곳에 첨 와서 김장을 배우게 되었는데

강원도에서는 젓갈은 멸치액젓 하나 정도나 기껏해야 새우젓갈 정도 넣는다.

담백하게 해서 겨우내 김치만두를 많이 해 먹는다.

그러나 경상도는 갈치젓, 새우젓, 멸치액젓, 육수등 너무 많이 넣는 것 같다.

배추만으로도 가을 배추는 고소하고 맛있는데 말이다. 

어느 새 나도 이 곳 강원도의 담백한 김치맛이 좋아지나 보다.

이렇든저렇든 김장을 끝내고 난 뒤의 홀가분함을 만끽하고 있다.

 

항아리에서 익은 김치맛은 어떻게 하든지

흙과 항아리 속에서 오묘한 조화를 부려

나름 독특하고 깊은 맛을 창조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