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시골 폐교에서 사진예술품 감상-평창 다수초등학교

방림재 2011. 8. 24. 14:29

아침 산책길에 이웃 마을에 1993년에 폐교된 다수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멀리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 가까이에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기에 찾아 나섰다.

 

산책길에 올려다 본 하늘.

하늘이 파란 것은, 태양빛이 공기를 통과해 올 때 파장이 짧은 파란색만 공기 중 미립자와 부딪혀 튕겨져 나가기 때문이다.

이를 '빛의 산란'이라고 하는데 반사되어 나가는 것이 우리 눈에 잘 보여서 그렇단다.  

 

그건 바다물도 마찬가지. 다른 빛은 다 투과시키는데 파란색만 흡수를 못하고, 반사시키기 때문이야.

 

자신의 색을 결정짓는 것이 결국 자신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뱉은 것이라니...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결국 자신일 수 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이다.

 

그러나 참으로 아름답다. 파란색은.

노란색, 빨간색이 하늘색, 바다색이 아니여서 천만다행이다.

 

다수리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93년에 폐교가 되기 전 원당, 하일, 다수, 계장, 임하리 5개리의 학생들을 배출시켰다.

임하리에선 걸어서 1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많은 아이들이 아침마다 시끌벅적, 논두렁 밭두렁 따라 온갖 동식물, 곤충을 보며 등교하였을 것이 상상되어진다.

그러나 폐교가 된 후 1년에 교육청에 임대료 1200만원을 지불하면서 다수래프팅이 여름 한 철 임대하곤 했다.

3년 전쯤에는 사진작가들이 예술활동 공간으로 쓰고 있다.

오늘에서야 구경오게 되었다.

 

 학교에 들어서면, 반겨주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있다.

 

삽살개는 나이가 10살 정도 되어 거동이 재바르지 못하다.

미처 개에게 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어서인지 털이 관리가 잘 안 되어 있다.  

 

사진작가 4분의 쉼터. 

 

강아지를 엄청 좋아하는 현빈. 

 

지금은 임대료가 1800만원이라고 한다. 여기서 수입이 나오는 것도 아닌 사진작가로서는 임대료가 상당히 부담된다고 한다.

올 여름에는 계속되는 폭우로 빗물까지 벽을 타고 내려와 작품도 많이 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폐교로 돈벌이를 한다는 교육청에 대한 비난도 무시할 바는 아닌 것 같다.

어짜피 버려두면 폐허가 될 것을 누군가 와서 관리하고, 예쁘게 꾸며주면 좋은 것이 아닌가?

임대료 넘 비싸다~~

 

운동장 오른쪽 건물에는 사진전시실. 사진은 한 달에 한 번씩 교체된다고 한다.

 

양시영님은 인드라망에서도 활동을 하신다고 한다.

 

양시영님 작품.

 

 

 

 

 

남편의 흔적.

 

현빈이도 한마디. '참으로 예쁩니다.' 

 

여기서부터는 최광호님 작품. 우리나라 10대 사진 작가에 드시는 분이라고 한다.

원효대사 초상화를 시작으로 인연에 대해 표현해 본 것이라 한다.

 

뿌리를 좋아해서 늘 작품에 뿌리가 많다고 함.

"뿌리를 쫓는 연유가 있습니까?"라는 나의 질문에,

"제가 뿌리가 좀 약해서요." 라고 답하신다.

 

이런 사진 작품은 첨 본다.

이런 기법을 '포터그램'이라고  한다.

필름이 없고, 인화지에 물체의 그림자만 비추어서 표현한 것.

 

 

 

 

뿌리와 인연을 표현하는 밧줄은 바로 옆 교실 탁구장을 거쳐 운동장 밖까지 연결해 두었다.

탁구장은 마을 사람들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오랜만에 소시적 조기탁구에서 배운 솜씨를 뽐내고...

 

 

 

평창관내에는 무이예술관, 달빛극장, 감자꽃스튜디오가 예쁘게 자리잡아 지역주민들뿐만 아니라,

외지인들까지 방문하는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문화의 장이 다른 도에 비해 열악한 가운데 다수초등학교도 아름답게 가꾸어져 열린 쉼터로서 자리매김하였으면,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아직 주변 정리도 많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시간과 세월이 지나면,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