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신명나눔'봄'팀의 지신밟기와 비나리공연

방림재 2011. 6. 23. 23:54

지난 주말 신명나눔이라는 단체에서 배우고, 활동하고 있는 친구가 동료들과 왔다.

5년 동안 배운 사물놀이로 방림재에서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보고 싶다고 했다.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우리의 전통 악을 계승해 가고 있는 것에 적잖게 놀랐다.

 

먼저 방림재 주변과 집터를 눌러주는 지신밟기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입주한 지 10년이 되어서야 지신밟기를 했다. 친구 덕분에...

 

학교 다닐 때는 공부만 하던 친구가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활기차게 노는 것이 참 보기 좋았다.

 

우리만 보기 아까워서 가까운 이웃 한 가족을 초대했다.

역시 잘 초대했지. 한 분이 백 명의 관중 못지 않게 함께 해 주셨다.

 

 

마당을 휘돌고, 본채와 사랑채를 옮겨 가며 터 밟기를 하고 있다.

 

모두들, 잘 한다~~ 얼~쑤.

 

뒷간, 효소 창고 두루두루~~ 좋을시고~~

 

지신밟기가 끝나고 비나리를 시작으로 실내 공연 준비에 들어간다.

 

비나리는 사물의 가락 위에 축원과 덕담의 내용을 담은 오래된 소리라고 한다.

마치 비가 나리듯 소리로 온 천지의 기운을 촉촉히 내리게 하는 가 보다.

 

사물놀이 공연은 역시 야외에서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실내에서는 울림이 퍼져 나가는 게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카메라가 전문용이 아니라 잡음이 좀 있어 좋은 공연을 다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바로 코 앞에서 들으니깐 어느 순간 피로까지 풀리는 것을 느꼈고,

참으로 신기하게도 집 안에 낮에는 가만히 구석에 박혀 있는 거미가 정신을 못 차리고

여기저기 우왕좌왕 돌아다니는 것이 신기했다.

 

즐겁고 고마운 시간을 가졌다.

'미쳐야 미친다(及).'

그런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이렇게 가슴설레이는 일을 찾아서 보기 좋았다.

 

역시 우리의 가락은 현장에서 함께 공유하며 함께 호흡하면서 들어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다.

서로 하나되어 가는 원리-하나가 되었을 때 가장 큰 기쁨을 얻는다-를 우리 조상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잘 하는 사람이나 잘 못하거나 모르는 사람도 모두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드는 한국의 가락.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나로 잘 뭉쳐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앎이 세포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