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꽃사과나무(ひめりんご)속 긴꼬리제비나비, 광대노린재

방림재 2011. 5. 20. 10:46

봄이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는 아름다운 시절이다.

지금으로부터 8 년전쯤, 2002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열기의 도가니였던 그 시점이 지난 이듬해 봄,

당시 일본에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이며, 일본의 배우였던  구로다 후쿠미(黑田福美)씨가 방림재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때 그 분이 하루 밤 신세를 졌다면서 나무 한 그루를 심어놓고 가고 싶어했다.

그 나무 한 그루가 꽃사과나무(ひめりんご)였다.

그것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속에 이렇게 제 역할을 하면서 예쁘게 자라고 있다.

나무는 서로 만나지 못해도 누군가를 늘 생각나게 하는 존재이다.

봄의 꽃들이 한 차례 지나간 뒤 그 여백을 조용히 탐스럽게 채색하고 있는 사과꽃. 작은 열매를 맺는 꽃사과이다.

올해는 향이 짙은지 온갖 곤충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긴꼬리제비나비.  

 

흰색이 곱디곱다.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제압하고 있다.

 

나의 시선을 의식한 것인지, 사푼히 창공을 날아오르지만, 쉬 떠나지 못한다.

 

이 날은 꿀벌들까지 합세를 해 윙윙거리는 벌떼들의 소리로 분주한 동네 잔치집같다. 

 

암수일까? 서로 정답게 노니는구나.

 

위에서 내려다보면 한가로이 자태만을 뽐내고 쉬고 있는 듯하지만,

반대쪽으로 보면 쉴 새 없이 생존을 위한 안간힘을 발길질로 표출하고 있다.

마치 물 위에 한가로이 떠다니는 물오리가 물 아래에서는 열심히 물질을 하고 있듯이...

 

사과나무 아래 회향목에는 또 다른 손님이..., 광대노린재. 

 

광대노린재를 보면 이 문양으로 반지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영화에서 마법사나 마녀의 반지로 아주 손색이 없을 것 같다. ㅎㅎ 자연에 살면 혼자 소설쓰고, 혼자 영화찍고 별 짓을 다한다.

자연의 문양이 패션에 적용되면 아주 좋은 아이디어로 거듭날 것이라고 늘 현빈이에게 말한다.

색감과 문양을 잘 익혀두라고...

 

이제는 내가 가까이 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임무에 아주 충실하다. 

 

서로가 공생하는 세계는 참으로 아름다운 소통이요, 연결고리다.

 

후쿠미씨의 메일 주소를 수소문해서 찾고 있다. 이 사진들을 꼭 전해주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