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돌밑 제비꽃으로부터 봄이 밀려오고...

방림재 2011. 4. 5. 16:10

봄눈 소식이 채 잊혀지기도 전,

따스한 볕이 대지를 데피길 며칠

한숨 자알 자고 일어난 봄알

온 마음으로 봉지 밖으로 기어나가려는 기세

그러나 이제나저제나 안간힘을 써도

봉지만 부풀어 오를 대로 올라

터지기 직전

봄알의 친구들도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모두 같이 한꺼번에 봉지 밖 세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인간의 대지에 봄알이 찾아왔다.

 

진작에 돌밑에서 봄알을 영접하기 위해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던 제비꽃. 온 마음으로 화알짝 만개하여 환영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봄은 수줍은 봄처녀같은 멋이 없어졌다. 주저주저 필듯 안필듯 하지도 않고, 순서와 차례도 거의 없이

이러다 피어나지도 못하고, 시들지도 모른다는 불안인지 꽃봉오리도 보이지 않고, 갑작스레 피어오른 생강나무꽃.

돌축대 앞이라 다른 것보다 활짝 피어났다.

 

생강나무꽃이 피어나고, 좀 시간이 지나면, 산수유꽃이 피어오른다.

올 해는 산수유꽃봉오리가 많이도 맺혔다.

 

맞은 편 소나무 사이에 생강나무꽃이 바로 전 날만 해도 눈에 들어오질 않았는데 이 날은 선명하게 피어올랐다.

 

봄은 이렇게 우리에게 찾아왔다. 앞다투듯.

 

쪽파와 산마늘도 황토빛 밭에 푸르름을 가장 돋보이게 채색하고 있다.

 

효소를 거르면서 효소 건더기를 밭에 뿌리며 밭 정비를 한다.

 

일단 한 해 텃밭가꾸기의 가장 먼저인 감자심기를 시작했다.

감자 반박스만 심는데 이 이랑으론 부족하였다. 이랑을 더 만들어야겠다.

농사랄 것도 못 되지만, 그저 이렇게 봄맞이를 하는 정도이다.

 

봄을 알리는 꽃, 벌, 노랑나비, 흰나비, 네팔나비, 초파리, 말벌

모두가 한꺼번에 우리의 마당을 밀물듯이 찾아들었다.

보이는 것, 보여주는 것이 많은 시절이다.

봄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