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 휴지 커버
딸래미가 바느질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6월부터
한복바느질도 하고 손재주가 많으신 분께 바느질 레슨을 일주일에 두 번 받고 있다.
우리 집에는 재봉틀이 하나 있다.
내가 시집올 때 어머니가 갖고 계신 브라더미싱을 주셨다.
이사다닐 때마다 남편한테 이거 언제 쓸 거냐면서 핀잔을 들었다.
그때마다 엄마는 왜 이걸 줘서는 하면서 중얼거린 적이 있다.
나도 배우는 거 하나는 남부럽지 않게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재봉은 그렇게 마음이 가질 않았다.
아무리 좋은 것도 제대로 쓰이질 못하면 이렇게 천덕구러기가 된다.
그러나 긴 시간을 지나, 이제 그 재봉틀이 빛을 발하게 되었다.
바느질선생님이 오셔서 재봉틀을 보더니 요즘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고 하셨다.
ㅎㅎㅎ 세월이 이렇게 지나고, 흘러 역사라는 것이 만들어지나 보다.
뭐든 다 때가 되어야 되는 것을...
재봉을 배우기 전에 우선 손바느질부터 배워야한다고 해서 바느질도구가 든 가방을 들고 다니며, 신나했다.
그걸 본 사람들과 친구들은 부럽다는 사람은 한 둘 있을까말까하고, 모두가 별 거 다 배운다는 표정이였다고 한다.
그런가? 우리나라는 모두가 하는 걸 모두 다 하기 때문에 이렇게 경쟁만 치열한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각기 다 개성에 맞게 교육이 될 수 있다면 재미난 교육이 되지 않을까?
현빈이의 작품. ㅎㅎㅎ 기본적인 바느질법을 배운 후 두루마리 휴지 커버를 만들었다.
아주 어려운 곳, 리본끈 꽃방울같은 것만 선생님이 해 주시고, 모두 현빈이가 만들었다.
집에 와서 바느질 숙제하는 모습이 참 어른스러워 보였다.
엄마의 재봉틀이 딸에게-단지 보관과 운반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딸-, 다시 그 재봉틀이 나의 딸에게로 이어져 가게 되어서 기쁘다.
현빈이의 작품이라고 현빈이 도장을 찍어 주셨다.
세월이 지나가고 있음을 요즘은 참 많이 느낀다.
<2010년 8월 18일에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