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요리

텃밭에서 나온 점심

방림재 2010. 6. 25. 15:18

오전에 노동을 하고, 맞이하는 점심 식사는 정말 꿀맛이다.

더구나, 주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차려진다면 더할나위없이 기쁨이 두배가 될 것이다.

 

오늘 점심상.

 

 

심은지 8년된 더덕. 8년 전에 꽤 여러 뿌리 심었는데 몇 차례 공사를 하는 과정 속에 이제는 몇 뿌리 되지도 않고,

그나마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겨우 한 뿌리 캐서 먹어본다면서 힘들게 캤는데 최근까지 본 더덕 중에 가장 굵은 것 같다.

 

고추밭. 오늘 고추끈을 매어주었다. 풀을 뽑지않고 베어주는 것이 땅이 더 건강하고 거름져지는 것 같다. 

 

 상치. 올해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작년에 떨어진 씨에서 나왔다.

 

오이. 어느 새 꽤 많이 자란 오이.

예전에 가정시간에 선생님이 오이는 만지면 손이 까끌까끌한 것이 싱싱한 오이입니다라고 했던 기억을 살면서

자주 하지만, 요즘 시장에서 보는 오이는 그런 오이가 잘 없다.

오랜만에 만지면 손이 아플 정도로 까끌한 오이를 만났다. 칼로 잘랐을 때의 품어나오는 향기에 또한 취한다.

이래서 다 텃밭 농사에 매료되나 보다. 

 

 왕고들빼기. 고혈압 당뇨에 좋다고 하여 이제는 꽤 여러 사람들이 이 풀을 알고 고기쌈으로도 찾곤 한다.

이 풀을 꺾어 보면, 하아얀 액이 나온다. 그 액을 보면 보기에도 몸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에 오디를 좀 더 털었다. 이제는 오디가 거의 막바지라 나무 밑에 넓게 깔개를 깔고, 나무를 흔들었다.

우두두 떨어지는 까만 오디알을 담아오고, 텃밭의 채소를 씻어 놓았다.

이것으로 오늘 점심을 준비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필이 꽂혔다. 

 

 텃밭에서 발견된 쇠비름.

 

쇠비름 나물무침을 해보았다. 먼저 쇠비름을 끓는물에 데친 후, 재빨리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뺀다.

 

물기뺀 쇠비름을 양념장으로 무친다. 양념장:고추장, 진간장, 효소, 효소식초 아주 조금, 다진마늘  

쇠비름 나물은 무쳐서 시간이 지날수록 끈적한 액이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그래서그런지 쇠비름은 예로부터 위장이 약한 사람들에게 좋다하여 약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오디야채샐러드. 재료:상치, 왕고들빼기, 오이, 오디. 소스:효소, 효소식초, 진간장조금, 마요네즈, 우유를 거품기로 잘 섞는다.

먹기 전에 소스를 끼얹어서 먹는다.

새로 만들어낸 소스. 기대 이상으로 아주 맛있었다.

 

 점심 식사후 툇마루에 나가 쉬고 있는데 마침 창공을 가로지르는 매가 눈에 들어왔다. 재빨리 카메라를 갖고 왔으나 조금 늦었다.

그래도 매의 가운데 부분에 희미한 검은색을 볼 수 있다. 매도 점심식사를 위해 뱀 한마리 낚아채서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