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중학교 졸업식

방림재 2010. 2. 18. 17:54

2010년 2월 18일 평창중학교에서 아들이 졸업식을 가졌다.

졸업식 풍경이 예전과는 사뭇 달랐지만, 떠나 보내고, 떠나는 사람 마음은 시대가 흘러도

매 한가지다. 예전에 내가 다녔던 80년대 중학교에서는 700명이 넘는 학생들에, 학부모 그리고 

그때는 친척들도 학교 졸업식을 큰 행사로 여겼으니 다 모이면 학교에서 애 찾는 방송이 나올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지금은 그런 진풍경은 없지만, 비교적 조용하고 정갈하게 행사가 진행되었다.

 

졸업식 시작 전 준비하는 모습.

 

교장선생님께서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면서 악수를 하고, 돌아가면서 전 선생님들도 

한 사람 한 사람 축하의 악수를 해 주는 따뜻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리고 한 사람씩 슬라이드로 사진을 보여 주는 최신식 졸업식 장면이다.  

 

 

내가 중학교 졸업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내 아들이 이렇게 졸업식을 하다니... 

 

 이웃 마을 친구랑 촬칵. 어릴 때 시골에 와서 무열이가 처음 올챙이, 개구리 잡고,

강가에 가서 놀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다.

 

가을 축제에서 무열이네 팀이 추었던 춤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를 졸업생 대표로 마지막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이 춤 연습은 졸업식 바로 며칠 전에 회의된 것이라 예전 맴버들이 다시 다 모여 연습한 것은

졸업식 바로 전 날이였다. 이미 잊어버린 학생도 있고, 무열이처럼 그 때 이후로 매일 운동삼아 춤 연습한

친구들도 있곤 했지만, 전 날 몇 시간씩 연습하여 오늘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이렇게라도 서로가 아쉬운 졸업을 마음으로라도 달래 보려는 것이겠지.

 

담임 선생님과 함께. 무열이가 어제 밤에 반 대표로 '사랑하는 선생님께'라는 서두로 편지를 썼다.

애들이 왜 날 지목을 해 갖고는 하면서 투덜거리더니 결국 써서 오늘 낭독했다고 한다.

이 선생님 덕분에 무열이가 3학년 한 해 동안 무척 밝아졌다. 그래서 늘 감사하다.

 

"오빠 졸업 축하해."

 

가족  사진을 이럴 때 찍는구나. 어색하게 ^^

갈수록 가족 사진 찍을 일이 별로 없다. 첨 중학교 가서 적응하는데 힘들어 하던 것이 어제 같은데

3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감에 세월의 흐름과 무게가 갑자기 엄습해 오면서

중년의 회한도 함께 느끼는 시간이였다.

내가 졸업하는 것이 아닌데도 왜이리 서운하고 아쉬움이 남는지 모르겠다.

그 아쉬움을 달래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족과 함께 가져 본다.

그래도 참 좋을 때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희망찬 꿈과 낭만의 젊음이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행복한 나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