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요리
정월대보름
방림재
2009. 2. 9. 11:15
음력설을 지나고 꼭 보름째인 정월대보름날.
오늘 개학하는 현빈이를 위해 방학하고는 모처럼 일찍 일어나 아침상을 서둘렀다.
호박오가리와 도라지 말린 것은 어제 미리 불러두었고,
찰밥도 들어갈 재료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
찰밥:찹쌀, 서리태, 팥, 수수, 대추, 밤
콩가루국:무, 콩나물, 냉이
도라지볶음
호박볶음
아침 식사 전에 부럼을 한 입 깨물고는 '올 해 더위먹지말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라고 외치고 마당에 던졌다. 그럼, 어느 틈에 졸리가 잽싸게 달려와 먹어댄다. 그럼 애들이 더 던져준다. 들짐승들 먹을 겨를이 없다.
씻어서 물기를 뺀 냉이에 콩가루를 무친다.
무와 콩나물이 한소큼 끓으면 콩가루 무친 냉이를 넣는다. 무는 집간장으로 간하고, 나중에 굵은 소금으로 전체 간을 한다.
나물도 볶고, 간단히 보름 기분낼 밥상을 차렸다.
주말에 수정과를 미리 해 두었다. 옆에서 나도 찍어달라고 해서 촬칵!
잣을 준비하지 못해서 호두알을 띄웠다. 역시 잣이 더 정갈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맛은 그런대로 뒤지지 않는다.
시골와서 이렇게 때가 되면 때를 놓치지 않고 챙겨먹는 법을 배웠다.
살아가는 행복을 멀리서 찾지 않는 법도 배웠다.
그저 매일매일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도 배웠다.
그래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