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입춘~
방림재
2009. 2. 4. 19:53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러 왔어요.
가만히 귀 기울여 봐요.
이 포근한 소리 들리세요?
입춘~
입춘대길 코춘대길/글 서정오 그림 김병하/보리
'입춘대길'이 '코춘대길'로 변한 사연, 이야기 허리를 뚝 분질러 놓았으니 '이야기 허릿값'을 물어내라는 사연은 모내기철에 농촌 사람들이 모를 심으며 풀어놓던 이야기 보따리라고 할 만하다. "어떤 색시가 시집을 갔는데 남편이 글을 못읽는 까막눈이야. 친정 아버지가 대문에 입춘대길을 써붙여놓고 사위를 시험하겠다고 벼르는 모습을 지켜본 색시는 집에 돌아와 남편을 가르치는데, 남편은 아무리 가르쳐도 금세 잊어버리는 쥐정신이지 뭐야. 드디어 처가에 간 날 장인이 득달같이 물어보는데, 아뿔사, 첫 글자를 잊어버렸지 뭐야. 눈만 멀뚱거리다가 아내를 보니 자꾸 손으로 얼굴 아래쪽을 가르키거든. 옳거니 아내가 코를 가르키는 걸 보니 '코춘대길'이렷다."
몇 해째 '입춘대길'를 써서 현관문에 붙이지 못하고, 올 해도 그냥 지나치고,
그저 남의 예쁜 글씨를 옮겨 놓기만 한다.
입춘을 맞이 하면서도 맹숭맹숭 보내기가 못내 아쉬워서 이렇게라도 위안삼아 본다.
서정오님의 글은 나와 우리 딸이 참 좋아하고 즐겨 읽는다. 고향도 같은 안동이다.
그리고 기존에 알고 있고 널리 알려진 전래동화말고 새롭고 생소한 옛날이야기가 많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