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시골살이 이야기
산딸기랑 오디
방림재
2008. 6. 26. 10:54
지난 주말 무열이 친구가 놀러왔다.
시험을 앞두고 집에서는 공부가 잘 안 된다고 해서
주말에 와도 된다고 했더니 자원한 친구가 두 명이다.
토요일 잘 준비를 해서 의기양양하게 오긴 했지만 밤새도록 이불 뒤집어쓰고
키득키득거리면서 놀다가 일요일 아침을 맞이하니 늘어지는 듯 했다.
해서 오전에 공부 좀 하고는 산으로 데리고 갔다.
무열이는 집에서 쉰다면서 그냥 있고 현빈이를 앞세워 산딸기, 오디를 따러 갔다.
뒷 산에 어느 새 오디가 굵게 익어서 아까운 오디가 많이도 떨어져 있었다.
일단 가지를 좀 당겨서 따기 시작하는데 왜 내 눈엔 저 멀리 손이 닿지 않은 오디가 더 굵어 보일까?
애들도 내 마음같아서 저 오디 하나도 빠짐없이 다 따고 싶다고 했다.
산딸기는 벌써 너무 익어서 물러가고 있었다. 이렇게 와 보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미쳤다.
뭐든 열심히 진심을 다해 임하는 현빈. 산딸기 따서 먹기도 하고 따기도 하는 걸 보고 우리 집 개, '졸리'가 따까운 산딸기 가지를 헤집고 정말 혓바닥을 날름거려 산딸기를 먹는 것이 아닌가.
난 개가 산딸기 먹는 건 첨 보는 것 같다.
산길 따라 이제 집으로 가는 중.
가는 도중에 올 때는 안 보였던 오디를 또 따기 시작. 왜 올 때는 안 보였을까? 마음이 앞으로만 가서 그런가?
저기 보이는 오디는 다 딴 것 같다.
이날의 성과물. 제일 많이 딴 것이 내가 딴 것. 그리고 바로 왼쪽이 현빈. 그 다음은 오빠들 것.
오빠들은 먹는 것이 더 많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