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재 2008. 3. 16. 10:11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서서히 아이들과 함께 마당정리도 하면서

집 주변을 둘러 보았다. 겨울이 끝나가니 장작도 쌓여가고 해서 장작을 모두 아궁이

앞쪽으로 옮기고 마당의 작은 텃밭을 위해 자리를 정비하는 희망찬 토요일 봄날이다.

냉이 

 

툇마루밑 돌틈에 감국 그리고 민들레. 감국이 다른 것과 똑같이 봄을 맞이하면서도 꽃은 가장 나중인 가을에 피어낸다. 그래서 난 그 감국이 가장 진한 향을 낸다고 여겨져 늘 감탄하면서 바라본다.

 

일주일 내내 남편의 밭 정리가 끝났다. 집 뒤 밭은 아무 것도 심지않고 거기서 나오는 풀들 중 밭에서만 나는 귀한 풀은 모두 효소를 담았었는데 미리 우거진 잡풀을 베어주면 채취하기에 훨 좋을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군데군데 나무를 더 심어볼까 한다.

 

마당 앞에 심어둔 산마늘이 올라오고 있다. 마늘이 늦가을에 심어야 되는 건지, 진정 겨울이 임박해서 씨를 심는 것이 있다는 걸 이 곳에 귀농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 무식함을 선명하게 가르쳐주고 있는 초록잎들.

 

산부추도 어느 새 올라오고 있었다. 저거 그냥 무쳐서 밥비벼 먹으면 봄에 입맛 돌게 하는데...

 

우와, 생강나무꽃 꽃봉우리가 때를 기다리고 있다. 벌써 이렇게 봄이 가까이 와 있었네.

 

그리고 봄 소식. 봄의 따스한 햇살과 함께 날라온 한 권의 귀한 책 선물.

겉봉투 이름자에 내 이름이 먼저 써 있어서 좋았다. 우리나라는 남자 우선으로

모든 것을 하다보니 부부의 이름을 쓸 때도 자연스레 남자 성함을 먼저 쓰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는데 고희를 맞은 노 목사님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바꾸어 보시는 것이

순수한 어린아이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하여간 그 이름 앞 뒤로 바뀌어지는데 이리도 시간이 더디고 느리다. 아이고 힘들다."

그랬더니 남편이 웃으며서 "당신 성공했어."그랬다.

굳어있지 않고 자연스레 앞 뒤로 뒤집을 수도 있어야 된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