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바르기
이 겨울에 때 아닌 문종이 바르기를 했다. 사랑채 방문이 이제 너덜해졌다.
보통 겨울이 되기 전 초 가을쯤에 집 안 구석구석 문 바르기를 하는데 늑장을 부리다가 이제서야 하게 되었다. 사실은 겨울에 찾은 꼬마 손님들이 더 이상은 주인들의 게으름을 못 봐 주어서 그런지 도저히 못 봐 줄 정도로 흉하게 구멍을 많이 내어 찬 바람이 솔솔 들어오게 만들어 놓았다.
곧 또 다른 손님들을 맞을려면 이제는 발라야될 것 같아서 미루던 것을 하게 되었다.
예 전에 찾아온 도토리 방과후 모임의 아이들이 놀다가 구멍을 뚫었는데 사죄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 놓고 갔다. 각 종 꽃 잎을 따서 여러가지 자연의 모양을 천 위에 숟가락으로 두드려 천연의 모양 그대로 장식해 두었는데 그것으로 임시 방편을 해 두었었다. 아이들의 작품을 걸어둘 수도 있고 그동안 잘 썼다.
문종이를 뜯기 편하게 물을 뿌렸다.
이제는 천을 먼저 부쳐서 웬만해도 잘 안 떨어지게 하려 한다. 흰 천에 밀가루풀을 먹인다.
천을 먼저 바른다.
그 위에 한지를 바르고, 손잡이 부분을 꽃잎으로 장식. 현빈이가 옆에서 놀다가 짜투리 한지로 카트를 접어서 주었다. 그것도 살짝 붙였는데 잘 붙어있어야 될 텐데.
잠시 햇빛에 말린 후 들기름을 바른다.
들기름을 먹이면 종이가 탱탱해진다.
사랑채 방에 가서 달았다.
자연의 빛을 통하는 문종이.
가을에 문종이를 바르면 은행잎과 단풍잎을 곱게 장식할 수 있어서 좋다. 마침 집 안에 화분에 있는 꽃 잎을 급구해서 해 보았다.
하는 김에 남은 풀로 방바닥도 보수할 곳을 보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