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감자를 반박스만 심기로 했다.
문전옥답이라고 텃밭을 마당으로 옮기니 여간 편한 것이 아니다.
오며가며 풀을 뽑아주고 커 가는 것도 보고.
그런데 감자까지 심을려면 텃밭이 좁아서 할 수 없이 그 아래 비워둔 밭에다가
올해는 심게 되었다. 그러니 돌이 많은 밭이라 한 박스 다 심기는 고랑일구는 것이
벅차고 해서 마을에 혼자 계시는 할머니랑 반반 나눴다.
지난 일요일 마침 애들도 쉬는 날이라 밭을 일구고 감자를 심었다.
자주 들여다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땅에는 안 좋은 줄 알지만 여기만은 비닐을 씌웠다.
두 고랑쯤 되었다.
감자씨이다. 싹이 나온 곳을 잘 보고 등분을 해 준다. 시골 할머니들은 아주 작은 싹까지도 나눠서 감자 씨 한 개에 몇 등분을 하기도 하고 남는 것은 씨가 없는 곳은 잘라내어 반찬해 먹기도 하지만 난 그냥 큼직하게 나눴다. 수분이 많으면 아무래도 크게 잘 자라겠지 하면서.
올 해부터 용돈은 집안 일을 한 것으로 준다고 선언했다. 바깥활동은 시간당 천원씩 용돈을 주기로 했는데 현빈이는 요즘 따라 돈 벌기 바빠서 일에 너무 열심이다.
거름과 효소건더기를 뿌려 흙을 덮어주고 고랑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구멍을 뚫고 감자를 넣는다.
온 가족이 함께 하니 밭고랑 만드느라 아빠가 좀 고생했지만 다른 일은 금새 끝났다.